언제부턴가 한국의 학교 내에도 사물함 공간이 별도로 생기기 시작했다. '홈베이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곳은 정체불명이다. 미국의 일반적인 학교들은 복도에 락커가 일렬로 놓여서 왁자한 도시 골목같은 생활 공간 상황이 된다. 반면 최소한의 통행 목적으로만 인색하게 만들어진 한국 학교들의 복도는 사물함을 놓을 여유가 없다. 건물은 70년대와 달라지지 않았는데 교육 방식이 바뀌어 교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듣게되니 남는 교실들을 이러한 사물함을 놓는 곳이 되었고 홈베이스라 간판을 달았다. 그러다보니 멋없는 조달청 사물함들을 사다 넣어놓고 스뎅 싱크를 넣어 양치하게 하고 모텔 칸막이 처럼 벽을 나눠 체육복을 갈아입게 해놨다. 그리고는 여기저기 남던 가구들, 집기들을 모아놓아 그들을 장애물 삼아 파쿠르를 하고 날라차기등 격투기 파트너링으로 삼는 학생들의 일상을 이끌어왔다.
우리 EUS+는 서울시교육청 꿈을담은교실 (꿈담교실) 사업 중 하나로 행당중학교 내에 홈베이스 설계 요청을 받고 학생들과 밀도있는 2회의 사용자 참여 구상 워크샵을 하며 그들의 마음에 닿고 다목적으로 사용하여 학교 생활에 숨통이 트일 곳으로 설계했다. 이 워크샵에서 공간에 대한 새로운 활동, 교실에서 홈베이스까지의 시간 같은 기능적인 것 뿐 아니라 공간에 대한 감각과 감성 또한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과 활동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상상해 보게 하는 경험을 하였다. 학년 별로 남여 두 곳씩 무려 여섯 홈베이스를 '모두 다 다른 설계'로 해 달라는 학교의 요구와 과정상 요청들에 대응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영역별, 재료별 유사성 내에서 다양한 변화로 여섯 장소를 만들어 냈다. 또한 복도에 접한 벽을 없애고 홈베이스 디자인 요소가 복도까지 밀고 나가게 하여 인지성과 학생들의 활용성을 높였다.
학년이 바뀌면 다른 장소의 홈베이스를 쓰게 된다. 비슷한 공간적 위계로 익숙하지만 가구 배치와 영역의 비례 형태가 달라서 차이를 인식할 수 있게 했다. 해마다 입학하는 학생수가 달라지니 사물함의 숫자도 변화할 것을 고려해서 추가 사물함을 넣을 수 있도록 가변형 수납함을 채워놨다. 공간과 상관없이 조달청 사물함이 던져진 것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 벽체에 매립시켜 공간과 일체화가 되게 했고 학교에서 잘 쓰지 않는 두가지 컬러(남학생용은 올리브그린, 여학생용은 오렌지)의 타일을 붙여 단정함과 단단한 느낌이 들게 했다. 공간의 이름은 영문 이니셜에 더해 'BASE'라고 하여 그들의 기지가 되길 바랬다.
한 가운데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기둥을 사인 배경이자 수업 시간표, 급식 식단, 각종 동아리 안내 등을 인지할 수 있는 인포컬럼의 역할을 하게 했다. 기존 학교의 테라조 창대석은 시간성의 흔적이기에 남겨 새 요소들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 학교 공간 설계비와 공사비는 같은 면적의 일반 공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에 학교의 협조와 신뢰가 필수적이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학생 기지로서의 HD BASE는 공간 자체는 새로운 홈베이스의 유형을 보여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