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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SU MARU
New Prototype Classroom
October 2020

정수초 ‘칠교놀이’ 꿈담교실
Location: Seoul, Korea
Material: Wood/ Steel Pipe
Completion: October, 2020
Construction: Ace construction
Client: Seoul Metropolitan Office of Education / Jungsu Elementary School

서울의 오래된 동네 중 하나인 정릉동은 역사적, 지형적으로도 흥미로운 지역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누구 능인지 질문도 나오는 ‘정릉’이 있고, 한옥과 아리랑고개 등을 돌아 동네답사를 떠나는 곳이기도 했다. 이 정릉 바로 옆에 위치한 ‘서울정릉초등학교’는 동네의 역사만큼은 오래된 학교는 아니지만 (1986년 개교) 언덕 위에 위치해 있고 학교 안에 들어서면 정원수들이 비교적 아늑하게 느껴지게 하는 장소성이 있다. 반면 기존 학교 건물은 일반적인 학교들과는 달리, 운동장이 북동쪽에 위치하고 본관과 별관이 운동장 쪽으로는 등을 지고 서남쪽의 정릉을 향해 열려 있는 뒤집힌 ‘ㄹ’자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학교의 역사적, 물리적 환경이 이 곳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충분히 의미 있게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건축가로서 초기에 든 생각이었다. 정수초 꿈담교실은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하여 그 곳에서 생활할 학생들에게 ‘깊이를 가진’ 고유한 장소성이 느껴지고 학교 생활을 촉진시키는 ‘입체적인’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게 되었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40여명이 넘는 학생이 옹기종기 모여 수업을 하던 교실은 이제 열 다섯 명 남짓한 학생이 사용하는 장소가 되었다. 혹자는 개인이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 쾌적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비워진 공간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우선 획일화된 학습 공간을 벗어나 입체적인 활동이 일어나도록 만들고, 새로 만들어진 한옥교사와의 연결성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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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일반적으로 사각형이다. 그 안에서 학생들의 생활은 사각형이 아니다. 교실의 벽이 단지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거나 공간과 공간을 나누는 역할만 하는 곳에 학생들의 생활을 담는다면 건축이 껍질의 역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1, 2학년 학생들과 ‘공간칠교’를 주제로 한 공간 워크샵 결과 각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흥미로웠고, 조합, 가변, 비정형을 통해 교실 공간을 새로운 시각으로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자연, 놀이, 배움에 대한 활동이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게 되었다.
정수초 컨텍스트에 존재하는 ‘릉’과 ‘언덕’ 그리고 ‘한옥’ 구조를 공간내 가능성으로 교사 설문을 진행했고 그것이 학생들의 놀이와 인식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의견과 가변적이고 융통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분석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총 9가지의 고려해야 할 공간요소에 대해 먼저 시각화 작업을 진행했다.
‘마루+가변+정릉+한옥’ 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정수마루’라는 디자인 컨셉으로 발전시켰다. 사각형 교실 안에 한옥에서 유추한 중목 목재 기둥과 빔, 서까레를 각도를 틀어 배치하여 마치 칠교 놀이 같은 자투리 공간들이 생겨났다. 이를 통해 ‘공간의 깊이’를 더하고, 복도와 교실 사이의 중간영역이 생기며, 교실 내외부에 다양한 아이들의 활동 장소가 생겨났다. 또한 학교 전체의 혼란스러운 시각적 경험을 잡아주는 따뜻한 목재의 장소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학교 내 한옥 도서관과의 연계성을 통해 학생들의 기억에 남는 장소로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각 자투리 공간들은 높낮이 차이가 있어 놀이와 배움의 다양함을 촉진시키고 여러면이 정면이 될 수 있어 교육의 활동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1학년 22명, 2학년 37명 학생과 1회씩 총 2회 워크숍을 가졌다. 먼저 1학년 학생들은 COVID-19로 등교 경험이 적었기에 집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과 학교에서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획일적인 교실의 틀을 깨고자 했기에 워크숍 재료도 일반 스케치북이 아닌 가로가 길쭉한 종이를 준비했다. 종이 앞, 뒤에 그림을 그리며 작업중인 학생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학생들은 교실을 배움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친구들과 놀이도구를 이용한 놀이를 하거나 행동반경이 큰 놀이를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우리는 워크숍 마지막 단계로 서로 그린 그림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길게 연결하여 집에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이 새로운 꿈담교실로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했다. 2차 워크숍은 1년 간 학교를 경험한 2학년 학생 전체와 강당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실시했다. 1학년과 달리 교실 생활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학생들이기에 교실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자체에 보다 집중했다. 입체적인 주변 환경을 교실 안에 담아보고자 동그라미, 네모, 세모가 섞인 도형으로 교실을 만들어 보는 ‘공간칠교’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스토리를 가지고 각자 개성이 넘치는 교실을 상상해냈다. 이런 다양함을 설계 단계에서 구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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